주택시장, 진정 국면 들어서나

 

가을부터 살펴봐야 할 세가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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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고, 누구에게는 몹시도 치열했던 올 주택시장도 이제 하반기를 맞고 있다.

학기 시작에 맞춰 힘들게 주택구입에 뛰어 들었던 첫 주택 구입자들의 한숨 소리와 패닉 바잉, 웃돈 오퍼 등 전례 없던 현상은 결국 달라스 전 지역에 걸쳐 엄청난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팬데믹 한가운데에서 이사 철을 맞이했던 작년 7월(클로징 날자 기준)의 집 값과 올해 7월의 집 값은 실로 믿기 힘든 대비를 보인다. 주로 집 시세 파악이나 오퍼 시 기준으로 삼는 스퀘어 피트당 가격은 DFW 의 주요 카운티 대부분이 미친(?) 상승 폭을 보였다. (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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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주택 공급으로 인해 클로징한 거래량 역시 작년보다 20% 이상 떨어진 것도 주목할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팬데믹 한가운데의 일 년간을 분석한 수치는 계속된 상승곡선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8월 들어 실제 시장에서 뭔가 차분한 거래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Dallas County, Collin County, Denton County 등 한인들이 집중해서 거주하는 지역들의 주택을 검색하다 보면 전보다 더 긴 기간 동안 ‘Active’ 상태, 즉 살 수 있는 집으로 남아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새로 리스팅에 올라오자마자 사라질 정도로 빠른 매매 속도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꽤 많은 리스팅이 긴 시간 동안 팔리지 않고 있다. 8월 17일 현재 기준으로, 가장 많은 구입가격대인 $300,000에서 $500,000 사이의 주택 중 30일을 넘겨서까지 팔리지 않은 주택 수가 4개 카운티에 1,161채 에 이른다.

이 중 60일을 넘긴 주택도 534채에 이른다. 카운티 별로는 Dallas County (368채), Collin County (192채), Denton County (202채), Tarrant County (399채)이며 이 중 60일을 넘긴 주택이 가장 많은 카운티는 Dallas County 로 8월 17일 현재 188채가 60일 넘게 팔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수치가 혹 오래되거나 낡은 주택에 국한된 주택이 아닌가 싶겠지만, 총 1161채의 active listing 중 절반이 넘는 613채가 2000년 이후에 지어진 비교적 온전한 주택에 해당한다.

물론 아직도 몇몇 인기 지역은 30일 넘게 안 팔리는 집을 보기 힘들 정도로 핫한 곳도 있긴 하다. Carrollton, Frisco, Flower Mound 등은 이 3 도시를 다 합쳐도 30일 넘게 안 팔린 주택이 50여 채에 불과하니 지역 간 편차도 다시 보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주택가격의 안정화로 돌아서는데 큰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오래 머무는 주택이 많을수록 수요 공급의 발란스를 유지하는 데 일조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런 안정화의 이유와 올해 하반기에 대한 예상은 몇 가지 변수를 감안해 판단해 보아야 한다.

첫 번째로는 신규 주택, 즉 빌더들의 새집 공급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자.

 

지난해부터 자재 폭등과 공급 차질로 미루어졌던 입주와 마무리 건설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인상된 자재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후 새집 구입에 목말라 있던 바이어들의 눈을 다시 사로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캐슬힐 North Pointe 지역의 3,200 sf 규모의 Britton Homes의 코로나 전의 분양가는 $659,000선으로 스퀘어피트 당 $200 정도였으나, 현재 인벤토리로 나와 구입 가능한 같은 면적의 신규 주택은 $900,000이 넘어 버렸다. 스퀘어당 거의 $300 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대략 40% 가 상승한 가격이다.

믿기 힘든 인상 폭이다.  ‘마치 살 수 있는 사람 있으면 이거라도 사라’라는 식이다. 이외의 거의 모든 빌더가 비슷한 인상 폭을 적용해 마켓에 내놓았다

그래도 일단 주택 시장에 선택의 폭은 다양해지고 있다….

잘 팔리지 않은 주택군과 아직도 핫해서 멀티 오퍼가 횡행하는 지역과, 너무 올라서 과연 사야 하나 하는 뉴 홈 빌 거 들의 새집 등…….

어쨌든 선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주택 시장이 정상화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다시 시작되는 베타 변이 바이러스의 변수이다.

이미 작년에 팬데믹이 주택경기에 미친 비정상적인 현상을 목격 했을 것이다.

베타 바이러스의 파급 속도와 타격 규모는 작년만큼이나 여러 분야에 타격을 줄 것이겠으나, 이번에는 어떤 형태로 주택시장에 작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그것이다.

 

작년에는 SBA를 통한 구제 금융이나 정보 보조 프로그램 등 실로 엄청난 돈이 풀려 갈 곳 없는 돈까지 부동산에 몰렸었다. 거기에 낮은 모기지 이자율까지 주택 시장을 부채질하는 바람에 일반 바이어들의 패닉 바잉 현상까지 야기 시켰었다.

이번에는 같은 규모의 바이러스 공포 속에서도 이러한 비정상적인 주택 시장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물론 낮은 이자율과 정부의 안정적인 보조가 전제된다고 하더라고 상승곡선의 꼭짓점은 서서히 평평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가을과 겨울로 접어들면서 실 수요자의 움직임만이 정상적인 수치에 잡히면서 내년 봄까지는 매우 안정적인 주택 시장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 번째 변수를 적용하게 되면 내년 주택 시장은 다소 복잡한 국면을 띄게 될 것이다.

임차인 퇴거 유예 조치와 경기 쇠퇴로 인한 모기지 연체율 발생이 그것이다.

실제 주택 경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임대 시장은 그 활성 정도에 따라 주택 매매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임대 시장은 투자 시장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결국 건설 경기에도 영향을 줘 부동산의 침체 국면을 맞게 할지도 모르는 매우 위험한 요소이다.

또한, 2차 팬데믹이 현실화하여 올 수 있는 또 다른 경기 침체와 실업률은 결국 이번에는 모기지 연체 사태를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연체율이 서서히 상승하게 되면, 모기지 이자율이 재조정되는 빌미가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주택 시장의 봄날은 완전히 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이 모든 변수가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지난 1년간 부풀 만큼 부풀었던 집값은 그 거품만큼은 꺼져 내릴 가능성도 있게 되는 것이다.

수치를 통한 지난달의 주택 판세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것은 확실해 보이고,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이 진정 국면이 일시적 일지 아니면 길게 지속될지는 위의 ‘변수’를 눈여겨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